정장선 평택시장 인터뷰 「평택지원특별법」으로 ‘주한미군 통합이전’ 난제 극복, 지역발전 견인 -1995년 3개시군 통합 이후 30년만에 인구 2배, 조혼인율 도내 ‘1위’ -도내 유일 국제무역항, 세계 최대 반도체생산라인, 카이스트 캠퍼스 등 역동적인 도시 3개 권역 고른 개발로 시 전체 균형발전 모색, 숙제
도내 31개 시군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 주간 정론지 협의체인 경기도지역신문협의회(회장 강명희, 과천시대신문 발행인)에서는 지난 7일~8일 평택시 일원에서 2024년 1차 회원사 연수를 실시했다. 우리가 살고있는 ‘경기도를 바로 알자’는 목적 아래 추진된 이번 연수는 도내 유일의 국제무역항을 지닌 도시, 세계 최대의 주한미군기지가 있는 도시, 첨단 반도체 수도로 서해안 시대를 리드해가고 있는 평택시의 주요 시설을 둘러보고 정장선 시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평택시의 발전 모습과 비전을 들어봤다. ‘시민중심 새로운 평택’이라는 시정 구호아래 평택시를 이끌고 있는 정장선 시장은 4~5대 경기도의원을 거쳐 16~18대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뒤 2018년부터 재임중인 재선 시장이다.(편집자주)
▸우선, 경기도 31개 시군 경지협 회원사 독자들에게 평택시의 특징과 현황, 장점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달라.
- 평택시 인구는 1995년 평택군·송탄시·평택시 3개 시군 통합 이후 28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5월말 기준 전국 지자체 중 최장기간인 168개월 연속 인구가 상승했다. 1995년 32만명이었던 인구가 2019년 50만명을 넘어 대도시로 진입했고, 지금은 64만 여명이 평택에 거주지를 두고 있다. 이러한 인구 통계는 평택의 성장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평택의 인구 증가는 취업자 수와 관련이 깊다. 평택으로 많은 기업, 다양한 사업장이 이전되면서 일자리가 많아지고 있고, 평택으로 취업한 사람들이 거주지까지 옮기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실제 2023년 상반기 대비 하반기 취업자 증가 수는 1만 3700명으로, 서울·인천·경기 지역에서 가장 많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전국을 기준으로 했을 때도 창원시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단순히 인구만 증가하는 도시가 아니다. 정주 여건이 개선되면서 많은 시민들이 평택에서 가족을 꾸려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다. 실제 2023년 조혼인율(인구 1천명당 혼인건수)의 경우 5.4건으로,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국으로 봤을 때는 3번째로 높은 수치다. 2019년 대도시 진입 이후 평택시는 해당 통계 분야에서 매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출산율도 높다. 2022년 합계출산율이 1.028명을 기록해 인구 50만 대도시 중 유일하게 합계출산율 1.0명을 유지했다. 이처럼 앞으로도 평택시는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육성해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지역의 정주 여건을 높여 나가면서 더욱 살기 좋은 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정부의 주한미군 대거 이전 발표가 있었을 때만해도 평택이 ‘군사도시’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의 평택은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오히려 주한미군 이전을 지렛대 삼아 지역이 발전했다고 평가하는데,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린다.
- 2000대 초반 주한미군의 통합 이전은 당시 국가정책이었고, 평택으로서는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당시 평택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미군 이전이 지역 성장과 연결돼야 한다고 판단해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평택시 등의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 이른바 ‘평택지원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특별법 발의 이후 평택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일례로 평택지역 개발사업을 위해 총 18조 9796억원을 확보했고 지원금을 통해 평택국제대교, 평택아트센터, 안정리예술인광장 등 각종 인프라가 구축될 수 있었다. 또한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이 수도권인 평택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도,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산업단지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특별법 덕분이었다. 이외에도 고덕국제신도시, 브레인시티, 카이스트도 특별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그래도 지역사회내 미군 주둔으로 인한 불안감도 있었을텐데 주한미군과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지금 미군 주둔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시민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많은 시민 분들이 미군을 이질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우리와 함께 평택에서 살아가는 이웃으로 여기고 계신다. 이러한 현상은 주한미군과 활발한 교류가 이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평택시에서는 국제교류센터를 중심으로 한미친선한마음축제, 한미어울림축제, 한미청소년교류캠프, 한미장애인스포츠페스티벌 등 각종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또한 평택시와 주한미군이 함께 ‘평택 국제 평화·안보 포럼’을 매년 개최하며 한미동맹의 발전적 방향을 모색하고, 한미 간의 글로벌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주한미군 지휘부와 수시로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한편, 현재 평택시는 6·25에 참전해 전사한 미군을 위한 추모 공원 조성을 추진중이다. 시 3만5000명의 미군이 사망했으나 현재 이들을 추모하는 시설이 국내에 전무한 상황으로 향후 추모공원이 마련되면 이곳에서 시민과 주한미군의 크고 작은 교류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내 다른 지자체에서 경기도 유일의 국제무역항으로 성장해 가고 평택항을 부러워하고 있는데, 현재 평택항 개발 현황은 어떠하며 앞으로 발전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 현재 평택항은 국내 자동차 수출입의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3년 평택항의 자동차 처리실적은 총 1655만톤으로 전국 항만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13년 울산항을 제치고 자동차 수출입 물동량이 가장 많은 항구가 된 이래로 11년 연속 1위 기록이다. 총 5개의 자동차전용부두와 수입차의 성능과 기능을 검사할 수 있는 PDI센터를 구축하고 있는 결과다. 컨테이너 물류도 활발하다. 최근만 보더라도 지난해 1월 세계 3위의 프랑스 선사의 컨테이너선이 평택항을 오가기 시작했고, 또 8월에는 중국 타이창과 연결되는 컨테이너 항로가 신규 개설됐다. 또한 지난 5월에는 동남아 신규 컨테이너 항로가 개설됐다. 앞으로도 평택항은 신규 항로 개설로 컨테이너 물류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항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평택항을 청정 수소항만으로 구축하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기오염이 심각한 평택항 일대의 공기질 개선을 위해 선박·철도·물류트럭·하역장비 등 항만 물류에 필요한 에너지를 수소로 전환하는 작업이다. 현재 평택시는 현대자동차, 현대글로비스, 한국조선해양, 항만청 등 10개 기관과 함께 항만 모빌리티에서의 수소 활용을 도입해 나가고 있다. 수소항만에 필수적인 수소교통복합기지는 지난해 11월 운영을 시작했다. 수소교통복합기지는 수소특화단지에서 생산한 수소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필요시 각종 수소장비의 정비 등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재선 평택시장을 역임하고 있는데, 시장님의 평택시 발전의 큰 구상과 100만 대도시를 향한 역점 추진 사업은 무엇인지?
- 평택시가 100만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역이 골고루 성장해야 하며, 1995년부터 이어져 온 지역간 단절을 해결해야 한다. 1995년 평택군·평택시·송탄시가 통합됐을 때 평택시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가 화합이었다. 물리적 결합은 이루어졌지만, 시민 간 정서적 결합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이때 나온 대책 중 하나가 고덕을 통합 평택시의 중심 지역으로 조성하자는 것이었다. 고덕은 지리적으로 평택시 중앙에 위치해 지역 주민 간 교류를 통해 진정한 통합을 이루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후 평택지원특별법에 의해 고덕국제신도시 조성 계획이 수립됐다. 이즈음부터 고덕이 분당·수지·일산의 선례를 따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덕이 다른 지역과 별개로 발전한다면 애초에 계획했던 평택의 진정한 통합은 더욱 요원해질 것이 분명했다. 때문에 시장으로 재임했을 때부터 평택시의 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고덕뿐 아니라 다른 지역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지역 골고루 발전할 수 있는 사업들을 진행했다. 평택역 주변 정비, 도시재생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서부지역을 위해 마련한 ‘서부 뉴 프런티어’ 사업도 균형발전을 위한 일이다. 또한 미군기지 인근의 구도심 발전을 위해 가장 문제가 되는 ‘고도 제한’을 완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고덕국제신도시 조성 사업이 가시화되고 있어 이 지역만 부각돼 보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평택시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균형발전 사업들이 결실을 맺어 가면 평택시는 조화로운 균형도시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30여 년 전 꿈꿨던 시민 간의 화합도 이끌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들어서면서 평택시는 ‘세계 반도체 수도 평택시’를 슬로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 평택시의 반도체 산업 현주소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 평택시는 지금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중추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반도체 분야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됐고, 올해 1월에는 화성, 용인과 함께 평택이 3대 미래 반도체 연구 거점으로 선정됐다. 그만큼 국가 차원에서도 평택 반도체 산업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평택시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이 총 3개 가동되고 있으며, 여기서 생산되는 메모리 반도체는 전 세계 수요의 20%를 감당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4번째 반도체 생산라인을 평택에 조성하고 있으며, 향후 6기까지 생산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평택시는 반도체 생태계를 견고히 하기 위해 다양한 반도체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다. 현재 관내 반도체 관련 기업은 300여 개로, 이들 기업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함께 지역의 반도체 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향후 조성되는 브레인시티와 제2첨단복합산단에 소·부·장 기업을 유치해 지역 반도체 산업의 집적화를 이끌어낼 것이다. 반도체 인력도 평택에서 양성된다. 카이스트 평택캠퍼스에서는 학·석·박사 과정의 반도체 계약학과가 운영돼 전문인력이 육성되고, 국제대학교, 평택대학교, 평택마이스터고에서도 기업체가 요구하는 인력들이 양성된다. 특히 카이스트 평택캠퍼스에서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활동도 이루어진다. 캠퍼스 내 연구센터를 설립해 반도체 연구와 실증화를 수행하고, 산학협력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최근 45년간 이어졌던 용인시와 상수원보호구역 갈등 문제가 해결됐다. 송탄 상수원 보호구역을 해제한다는 결정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반면, 안성지역은 아직 해제되지 못하고 있는데.
- 송탁지역 해제는 개인적으로 참 어려운 결정이었다.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 이후 평택의 자연환경이 악화되기라도 하면 두고두고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 입장은 분명했다. 반도체 산업을 국가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용인 남사 일대에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할 뜻을 밝혔고, 여러 차례에 걸쳐 우리시의 결단을 요청했다. 이에 평택시는 정부와 정말 많은 협상을 이어갔고,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를 골자로 한 상생 협약이 이루어졌다. 성과는 있었다. 평택호의 중점관리저수지 지정을 정부가 적극 추진한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평택호의 수질 문제는 평택이 안고 있는 큰 숙제 중 하나였다. 4등급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평택호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오랫동안 정부 지원을 요청했지만, 비용 등의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계기를 통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고 평택호가 중점관리저수지로 지정되면 평택호로 흐르는 진위천과 안성천도 관리되기 때문에 평택 전역의 하천 수질이 자연스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평택시민들도 이 부분을 이해해 주셨기에 협의에 이를 수 있었다. 앞으로도 평택시는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가 오히려 지역의 자연환경을 살리는 기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 지면을 빌려 정부·용인시 등 관계기관의 책임감 있는 자세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 이번에 해제되지 못한 안성 상수원보호지역 해제는, 평택시와 안성시의 충분한 사전 대화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평택호 수질문제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선행된 뒤 양 지자체장이 협의해 결론에 이르러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차츰 논의해 갈 것이다.
▸ 경기도지역신문협의회 31개 회원사 독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효율적인 성장을 위해 국가가 주도적으로 발전을 이끌었고, 지방정부는 중앙정부를 따라갔다. 이러한 정책에 따라 대한민국의 국민소득은 3만 불을 넘어섰고,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선진국으로 들어선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선진국은 저성장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성장 방식, 즉 국가 주도의 성장에서 벗어나야 한다. 여러 선진국처럼 이제 우리나라도 분권이 필요하고, 지방의 창의적인 역할이 강조 돼야 한다. 도시마다의 특색을 살려 국가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평택시는 지방의 경쟁력이 대한민국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입증해 나가고 있다. 현재 반도체와 수소 분야의 국가 경쟁력이 평택에서 강화되고 있고, 미래자동차 분야에서도 우리 지역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우리나라 성장에 기여한다는 의무감과 자부심을 갖고 계속해 노력해 나가겠다. 같은 맥락에서 경기도지역신문협의회 회원사들의 역할도 점차 중요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각 지역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나아가 우리나라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각 언론사들의 활약을 기대한다.(끝)
(단체사진 설명) 경기도지역신문협의회는 지난 7일, 2024년 1차 회원사 연수를 평택시 일원에서 개최했다. 이날 첫 일정으로 평택시청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정장선 평택시장 인터뷰에는 강명희 경지협 회장을 비롯한 이사들이 참석했다.(왼쪽부터 최용진 자치안성신문, 우상표 용인시민신문,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김숙자 이천설봉신문, 정장선 평택시장, 강명희 과천시대신문, 박숙현 용인신문, 박태운 김포신문, 박현석 안산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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